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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는 바뀌어도, 끝까지 만들어 내는 사람

20년 차 프리랜서 개발자 라떼군 — 혼자서 9개의 서비스를 운영하며 기획부터 출시까지 책임지는 일에 대하여

Mr. Latte
Mr. Latte

2026년 5월 3일

서울 한복판, 화면 9개가 동시에 깜빡이는 작업실에서 그를 만났다. 한쪽에선 주식 신호 플랫폼이 새로운 데이터를 끌어오고, 다른 쪽에선 AI가 다국어 커리어 콘텐츠를 자동으로 발행하고 있다. 그 사이를 오가며 코드 한 줄을 고치고, 다시 기획 문서를 손보는 사람. 라떼군. 2002년에 첫 코드를 만진 이후 지금까지, 그의 작업은 단 한 번도 멈춘 적이 없다.

20년 넘게 개발자로 살아오며 그는 윈도우 데스크톱에서 모바일로, 모놀리식에서 마이크로서비스로, 온프레미스에서 클라우드로 옮겨가는 모든 전환을 직접 통과했다. 그리고 지금은 자기 손으로 기획해 출시한 9개의 서비스를 동시에 운영하는 1인 프리랜서다. "기능을 잘 만드는 사람" 이 아니라 "문제를 정의하고 끝까지 만들어 내는 사람" 이라는 정체성을 분명히 한 그를, 개인 작업실에서 마주했다.


Q. 안녕하세요. 우선 본인 소개를 부탁드릴게요. 라떼군이라는 이름은 어디서 온 건가요?

서울에서 활동하는 프리랜서 소프트웨어 개발 전문가입니다. 온라인에선 라떼군, Mr. Latte라는 이름으로 더 많이 불려요. 2008년부터 홈페이지를 운영해 왔고, 그때부터 함께한 닉네임이라 이제는 본명만큼 익숙합니다. 영어권 분들과도 일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Mr. Latte"가 함께 따라붙게 됐고요.

Q. 직함을 단순히 "프리랜서 개발자"가 아니라 "프리랜서 소프트웨어 개발 전문가"로, 그리고 "기획부터 개발, 출시까지 함께하는"이라고 길게 풀어 쓰시잖아요. 이 표현에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오랫동안 "기획을 이해하는 개발자" 라는 표현을 써왔는데, 어느 순간 그 표현이 제 일을 정확히 설명하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기능 요청서를 받아서 그대로 구현하는 사람이 아니거든요. 의뢰가 오면 가장 먼저 묻는 게 "이게 진짜 풀어야 하는 문제가 맞나요?" 입니다. 그다음 "누구를 위한 MVP인가요?" 를 좁히고, 그다음에야 코드를 짭니다. 이 순서로 일하는 사람이라는 걸 표현하려면 결국 그렇게 길게 쓸 수밖에 없더라고요.

Q. 2002년에 시작하셨으니 올해로 24년째예요. 그동안 기술 트렌드는 정말 많이 바뀌었을 텐데, 변하지 않은 게 있다면 뭘까요?

기술 자체보다 "제품이 풀어야 할 문제""운영 가능한 구조" 가 훨씬 중요하다는 사실, 그건 한 번도 바뀐 적이 없어요. 윈도우 앱으로 시작해서 모바일, 클라우드, 지금의 AI까지 모든 패러다임 전환을 통과해 봤지만, 결국 살아남은 제품은 새로운 기술을 가장 빨리 쓴 제품이 아니라 사용자 흐름이 가장 깔끔한 제품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신기술을 빠르게 검토는 하되, 제품에 넣을지 말지는 늘 "이게 실제 가치를 만드는가, 운영이 가능한가" 두 가지 기준으로만 판단해요.

Q. 그 결과가 지금 운영 중인 9개의 자체 서비스인 거네요. 솔직히 1인이 9개를 동시에 운영한다는 게 가능한 일인가요?

가능하긴 한데, 가능하게 만드는 구조가 따로 있어요. 모든 서비스를 동등하게 키우려고 하면 절대 못 합니다. 저는 각 서비스마다 "지금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한 가지 지표" 만 보고, 그 외엔 자동화하거나 의도적으로 방치합니다. 예를 들어 Reputo는 콘텐츠 생산 자체를 AI 파이프라인으로 자동화해 두었기 때문에 제가 매일 들여다볼 필요가 없어요. InverseOne은 데이터 신호의 정확도가 핵심이니 그쪽만 집중적으로 봅니다. "무엇을 의도적으로 안 할지" 를 정하는 게 운영의 절반이에요.

Q. 직접 만드신 서비스 면면이 흥미롭습니다. 주식 판단 플랫폼(InverseOne), 다국어 커리어 사이트(Reputo), 마인드맵 도구(DeepThought), 소셜 라운지(The Weple)까지 도메인이 다 다른데, 어떻게 이렇게 다양한 영역에 손을 대시나요?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영역을 일부러 좁히지 않습니다. 컴퓨터공학 학사·석사를 했고, 그 위에 MBA를 얹었고, 가장 최근엔 사회복지학 학사까지 마쳤어요. 이 조합이 좀 특이해 보일 수 있는데, 저한텐 다 한 줄기예요. "기술로 사람의 어떤 문제를 풀 것인가" 라는 같은 질문을 다른 각도에서 본 것뿐이거든요. 그래서 떠오르는 아이디어가 금융이든, 커리어든, 정서적 연결이든 다 같은 근육으로 접근할 수 있습니다.

Q. 최근엔 생성형 AI를 제품에 적극적으로 통합하고 계세요. AI를 어떻게 보시는 편인가요?

저는 AI를 "새로운 기능" 이 아니라 "새로운 인프라" 로 봅니다. 클라우드가 처음 등장했을 때처럼요. 클라우드를 단순히 서버 옮기는 데 쓴 회사들은 별 차이를 못 만들었고, 클라우드 위에서만 가능한 제품 구조를 다시 설계한 회사들이 시장을 가져갔잖아요. AI도 똑같다고 봐요. 그래서 저는 AI를 "기존 제품에 챗봇 붙이기" 식으로 쓰는 걸 좋아하지 않습니다. 대신 "AI가 있어야만 가능한 제품 형태" 가 무엇인지를 묻고, 거기서부터 다시 설계해요. Reputo가 AI로 매일 새 콘텐츠를 자동 생성하는 구조나, StartupXO가 RSS 뉴스를 ko/en/ja로 자동 번역해 배포하는 구조도 그렇게 나온 결과물입니다.

Q. 클라이언트 일도 계속 받고 계시잖아요. 어떤 의뢰가 들어왔을 때 가장 잘 풀어낼 수 있다고 느끼세요?

"기능 명세는 있는데, 그게 진짜 답인지 확신이 없는 의뢰" 가 가장 잘 맞아요. 의뢰자가 "우리 제품에 이런 기능을 붙여주세요" 라고 분명히 정해서 오는 경우보다, "이 문제를 풀고 싶은데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라고 오는 경우가 훨씬 좋습니다. 후자에선 제가 가진 — 기획·개발·출시·운영을 한 흐름으로 보는 — 시야가 가장 잘 작동하거든요. 반대로 단순 외주 코딩처럼 "명세대로 그대로만 쳐 주세요" 형태의 일은 사실 제가 적임자가 아니에요. 그건 더 적합한 분들이 많습니다.

Q. 마지막 질문입니다. 앞으로 라떼군은 어디로 가고 싶으세요?

크게 두 갈래로 가고 있어요. 하나는 "제 자체 서비스를 시간이 지나도 살아남는 작은 제품들" 로 다듬는 일. 빠르게 키워서 매각하는 길보다, 오래도록 사용자에게 의미 있는 흐름을 만드는 쪽이 저한테 맞아요. 다른 하나는 "기획부터 출시까지 함께 뛰어줄 사람이 필요한 팀" 들과 더 많이 연결되는 일입니다. 제가 잘하는 일은 결국 머릿속의 아이디어를 실제 돌아가는 제품으로 바꿔내는 과정이거든요. 머릿속에 그리고 있는 제품이 있는 분이 계시다면, 편하게 연락 주세요. 같이 만들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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